바늘은 어종의 취이 습성을 적극 고려해 제작됩니다.
과거 벵에돔 바늘은 품이 넓은 대신 허리가 짧은 정사각형 형태의 바늘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취이 습성 때문이죠.
미끼를 흡입해 빨아들이는 것은 감성돔이나 벵에돔, 참돔 모두 마찬가지지만 흡입 직후의 과정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
다.
감성돔은 미끼를 질겅질겅 씹어 삼키지만 벵에돔은 흡입 후 곧바로 돌아서는 습성이 있습니다.
챔질 직후 대부분의 바늘이 입 언저리에 박혀있는 것이 그 증거죠. 목구멍까지 들어가서 걸리는 것이 아니라 나오면서
걸리도록 만든 설계 때문입니다.
벵에돔은 입주위에 자라있는 융모 때문에 곧잘 목줄이 쓸려나갑니다. 이 쓸림을 방지키 위해 들어갈 때 자연스럽게 흡
입되고, 나올 땐 입주위에 바늘끝이 박히도록 설계된 것이죠.
벵에돔 바늘은 바늘 턱이 허리와 나란한 반면 감성돔 바늘은 바늘 끝부분이 약간 휘어있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바늘 끝이 휘어져 있으면 살짝만 챔질을 해도 곧바로 살점에 박히기 때문이죠.
이 점만 봐도 벵에돔 바늘은 파이팅, 감성돔 바늘은 걸림을 위한 설계임을 알 수 있습니다.